닉혼비-벵거이후의 아스날을 꿈꾸며







피버피치나 어바웃어보이 그리고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의 원작 하이피델리티등으로  유명한 닉혼비는

구너로서도 유명합니다. 


벵거 사임 직후, 그 당시 ESPN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겁나 뒷북인 글이긴 합니다. 즐감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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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버리 경기장에서 돌던지면 닿고 에미레이츠에서는 새총으로 날리면 닿을 거리에 있는나의 아들들이 다닌 학교에는 휴대폰이 허용되지 않는다.

내 아들과 그 친구들은 조용히 부엌에서 아침먹고 학교에 가곤 한다.

어느때와 같은 금요일 아침 그들은 아침먹고 있었고 나는 조용한 집에서 신문을 읽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 핸드폰에는 엄청난 전화와 문자가 왔고 끊임없이 벨소리가 울렸다. 내 핸드폰을 시끄럽게 만들만한 건 오직 한가지 주제 밖에 없다. - 바로 아스날 FC이다.


북한의 핵공격과 관련된 뉴스조차도 그렇게 며칠동안 내 핸드폰 벨소리를 울리게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교내 핸드폰 금지로 전화기를 집에 두고가는 그 녀석들의 나이는 10대 초반에서 중반이었다그들 중 누구도 하이버리에서의 아스날 경기를 보지 못했다.아마도 그들 대부분 2008~2010년 에미레이츠에서 아스날 경기를 보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 경기장에서도 좋았던 몇몇의 순간이 있긴 했다.



내 아들과 친구들은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로빈 반페르시가 그들 커리어에서 정점을 찍었던 순간을 봤고 지난 4년간 3번의 FA컵 결승을 봤다또한 안드레이 아르샤빈이 바르셀로나 상대로 득점하는 것을 목격했으며티에리 앙리가 35살 컴백해 그의 두번째 데뷔를 지켜보고 하이버리시절 득점하던 그때 그 모습처럼 리즈유나이티드 상대로 벤치에서 나와 득점하는걸 목격했다.


그러나 영광의 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었다바르셀로나는 2차전을 편하게 잡았고, 앙리의 골은 내가 여태까지 봤던 가장 최악의 경기들 중 하나에서 나왔다. 9년의 무관을 끝냈며 FA컵 우승을 이끈 코시엘니 늦게 터진 동점골, 그 골이 나오기 전까지 아스날은 정말 절망과도 같았다. 

대부분의 경우젊은 아스날팬들은 기쁨보다는 실망을 더 경험했을거다우승경쟁은 3월이면 끝이 나버리고강팀상대로의 큰 경기에서는 너무나도 자주 시련을 겪었다 ( 그러나 내 오랜기억에서의 그 어떤 아스날도 2011년 이전까지는 8골을 먹히며 지는 경기를 본적이 없었다.)

팬들이 사랑하던 선수들특히 반페르시와 파브레가스같은 선수들이 이탈하는데 직접적인 책임이 있던,니콜라스 벤트너와 엠마누엘 에부에필립 센데로스세바스치안 스킬라치,칼젠킨스마루앙 샤막안드레 산토스마누엘 알무니아 같은 선수들을 너무나도 자주 봤고 심지어 그들이 동시에 출전하는걸 보곤했다.


물론 대부분의 축구팬들이 행복한 순간보다 실망을 자주 경험한다. 하지만 그 어린소년들의 부모들이 기억하는 아스날은 조금 달랐다.

그들이 8년간 함께한 아스날은 유럽에서 그 어떤 팀과 비교해도 강했다. 그 시기 아스날 시즌 티켓을 가진다는건 천국에 있던거나 마찬가지였고영국내 최고의 축구를 볼 수 있게 해주던 여권이었으며때때로는 런던내에서 최고의 엔터테이먼트를 경험 할 수 있는 걸 상징했다.


정말 아쉬운건 아스날이 아마도 팬들이 기대했던 모습만큼 트로피를 따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0304 Invincibles 시즌챔스 8강에서의 첼시상대로의 비극과도 같은 승리에 대해 어떤 아스날팬들도 그렇게 말하곤 할 것이다.


어쨌든 내 기억의 아르센 벵거의 시간은항상 앙리와 데니스 베르캄프로베르트 피레스프레디 융베리패트릭 비에이라솔캠벨더블을 했던 시즌숨막힐적도로 강력했던 축구와 연관있었다.

21세기 초 강자였던 아스날을 상대로 할 수 있는 건 코너킥으로 득점 얻는거 밖에 없었다상대팀들은 언제나 득점보다 실점하는게 더 쉬웠다.


그러나 그 순간들을 기억하는 20살 이하의 팬들은 없다

전문가들은 화가난 젊은 아스날 팬들 상대로 너무 최근만 기억하는거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젊은 친구들은 동시에 그들의 기억이 너무나 구닥다리같은 옛날이라고 따지곤한다. 


어느 일정 나이 이상 팬들에게 아르센벵거의 전성기는 마치 어제처럼 느껴지겠지만  그러나 내 아들과 그 친구들은 68세 먹은 남자의 '10년 전'이야기에 대해 지겨워한다. 허나 그들은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그들 전체 인생에서 아스날 감독은 오직 아르센벵거 하나였다.

(이를 다른것과 비교하자면 그 긴 기간동안 영국은 수상이 4명 있었고 첼시는 11명의 감독이 있었다.)

그러나 감독이 퇴임한 지금 젊은 아스날 팬들은 흥분했고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나는 아마 벵거가 계약기간 끝나기전에 나가는게 자의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벵거 항상 그의 선수들과 그들이 가진 능력이 언젠가는 폭발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살았다.그러나 알렉스 퍼거슨이 보여줬던 길고긴 감독 생활을 더이상 벵거가 쫓아갈 수 없다는 진실만이 남았을 뿐이다.



퍼거슨조세무링요그리고 맨체스터시티의 강력한 자본력이 벵거를 무너트렸고 벵거는 오랜기간 좌절감에 빠지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졌다.


내게 있어 맨체스터시티와의 리그컵 결승전은 더이상 희망이 없음을 보여준 순간이었다물론 맨체스터 시티는 영국에서 최고의 팀이고 아스날과는 이미 멀리 떨어져버렸기에 그 패배에서 어떠한 놀라움과 수치를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그 지는 모습이 참 문제였다.



내가 추측하컨대 지난 50년간 영국 컵대회 결승에서 3골차로 지는 팀은 10개 밖에 없을 것이다그리고 내가 아스날을 팬질을 시작한 이래 100개의 결승전에서 딱 10번만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3점차로 졌던 그 팀들은 하부리그 팀들이었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했던 밀월이 그랬고 스완지를 상대했던 브라드포드시티가 그랬었다.



내가 아스날을 응원하며 결승전에서 1점차 이상으로 졌던 경기는 1969년에 겪었던그  결승진이 유일했다추가시간 이후 3:1로 3부리그에 있는 Swindon한테 졌던 경기는 정말 실망 그 자체였고 경기이후 절망감에 빠졌었다.



대부분의 결승전에서 각팀들은 조심스럽게 접근한다상대적 약팀은 강팀 상대로 막을 계획을 세우고 그 과정에서 때때로 기묘한 일이 생긴다.위건이 몇년전 맨시티를 잡았던 거나 윔블던이 리버풀을 잡았던 순간처럼 말이다.



하지만 벵거가 과르디올라를 상대했던 결승전에서 어떠한 전략적 아이디어의 징후조차 보이지 않았다아스날은 지난 10년간 그들이 해왔던거 그대로 했다필사적으로 덤비지만 실점하고다시 발악하지만 실점하는 패턴말이다.

나는 경기 끝나기 25분전 일찍 경기장을 떠난 수천명의 팬들 중 하나였다경기장 휘슬이 불리던 시점에 아스날 팬들은 경기장내에 이미 거의 없었다아스날이 빅클럽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걸 느껴지는 순간이었지만 화조차 안났다.

벵거.Inc는 스몰클럽들이 흔히 쓰는자신의 방식을 버리고 엄청나게 뛰어 다니며 공간내주는 걸 막는 모습을 보일려 하지 않았다.


4일 뒤에는 우리팬들 중 매우 소수만이 그 너무나도 추운날 아스날이 같은 모습으로 같은 결과로 지는 걸 보러 갔다나는 1시간정도는 경기에 남았다경기 시작 초반에 나가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고 그런 적도 없지만그래도 거기에 남아 있던 건 자해행위같긴 했다.

그 1주일 이후 아스날은 홈경기에서 몇천석에 빈자리가 생겨났다무엇인가 내 삶에서 죽어버렸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았다.


앞으로 벵거 이상으로 똑똑하고 아스날에 적합했던 감독은 없을 거 같긴 하다.

내 전화기들이 울리던 그 순간 벵거가 보여준 화려한 커리어와 즐거움그가 아스날에서 얼마나 중요했는지 보이기 시작했다하지만 더 큰 회상씬이 나오기 전에 내 핸드폰은 한번 더 크게 울려서 나를 꺼내였다. 그 풍경은 그저 과거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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